계주 배임죄, 계금 3,540만 원 못 주고 징역 4개월이 나왔습니다 (초범·자백인데 실형)

계주 배임죄, 계금 3,540만 원 못 주고 징역 4개월이 나왔습니다 (초범·자백인데 실형)

스물한 구좌짜리 번호계를 운영하던 계주가 배임으로 고소당했습니다. 매달 150만 원씩 걷어 순번이 된 계원에게 넘기는 계였는데, 계금 3,540만 원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 돈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상태였습니다. 계원은 형사 고소를 택했고, 창원지방법원은 2026년 7월 배임죄로 징역 4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초범이었고 범행을 인정했는데도 집행유예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계금 미지급이 배임죄가 되는 구조와 양형
📋 사건 한눈에
계 구조21구좌 번호계. 매달 150만 원씩 붓고 순번이 되면 원금 3,000만 원에 이자를 더해 받는 방식
낸 돈계원은 1년 반 동안 24회를 빠짐없이 냈습니다
순번이 된 날계주는 3,540만 원을 주지 않고 제3자에게 빌려주는 등으로 썼습니다
결과배임죄로 징역 4개월.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계금을 쓰면 왜 배임죄가 되나

계주 배임죄가 문제 되는 구조부터 봅니다. 배임죄는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어겨 재산상 이익을 얻고 상대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2항). 여기서 관건은 계주가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인가입니다.

법원은 그렇다고 봅니다. 계원들이 낸 돈은 계주 개인의 돈이 아니라 순번이 된 사람에게 건네주기 위해 맡아 둔 돈이기 때문입니다. 계주가 그 돈을 자기 판단으로 다른 곳에 쓰면 맡은 일을 어긴 것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계주는 그 돈을 제3자에게 빌려주었습니다.

대법원은 번호계처럼 순번이 정해진 계에서 계주가 걷은 돈을 지정된 계원에게 주지 않고 쓴 경우를 업무상배임으로 보아 왔습니다. 계를 이어서 운영해 온 것 자체를 「업무」로 보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 배임으로 기소돼 그대로 선고됐지만, 업무상배임이 되면 형의 범위가 더 무거워집니다. 어느 쪽으로 적용되는지는 계를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운영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계금을 쓴 모든 경우가 자동으로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왜 썼는지, 그 계원이 동의했는지, 계를 굴리면서 통상 하던 자금 처리인지, 개인적으로 쓴 것인지를 함께 봅니다. 다른 계원의 계금을 먼저 내주느라 쓴 것과 자기 빚을 갚는 데 쓴 것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으니 사기는 아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처음부터 속일 마음이 없었다면 사기죄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배임죄는 속였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맡은 돈을 임의로 썼는지만 봅니다. 속인 죄가 사기죄라면, 맡은 것을 어긴 죄가 배임죄 입니다.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사정은 죄가 되느냐가 아니라 형을 정할 때 고려될 뿐입니다.

Q. 계가 깨져서 못 준 경우도 마찬가지인가요

다른 계원들이 돈을 안 내서 줄 돈이 애초에 모이지 않은 경우와, 모인 돈을 다른 데 쓴 경우는 다릅니다. 받지 못한 불입금까지 계주가 자기 돈으로 채워 줘야 할 의무가 당연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배임으로 문제 되는 것은 후자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계주가 돈을 받아 두고 임의로 처분한 점이 인정됐습니다. 계가 깨진 상황이라면 돈이 언제 어디로 갔는지를 계좌 내역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Q. 다른 계원 계금을 먼저 내주느라 쓴 것도 죄가 되나요?

A. 다릅니다. 걷은 계불입금을 그 회차에 받기로 되어 있던 계원에게 준 것이라면 그것은 계주가 할 일을 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배임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 빚을 갚거나 계와 상관없는 곳에 쓴 경우입니다. 계를 굴리다 보면 순번이 밀리거나 누가 불입을 늦게 해서 돌려막는 일이 생기고, 그것이 계 운영에서 통상 있는 처리라면 임무를 어겼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계를 위해 썼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때그때 돈이 어디로 갔는지가 계좌로 설명돼야 합니다. 현금으로 주고받으셨다면 그 부분이 가장 약한 고리가 됩니다.

단순배임과 업무상배임은 형이 다릅니다

같은 계금 사건인데도 어떤 사람은 단순배임으로, 어떤 사람은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됩니다. 법에 정해진 형의 범위가 다릅니다. 단순배임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배임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돈을 같은 방식으로 썼는데도 출발점이 두 배 차이입니다.

나뉘는 기준은 「업무로 하고 있었느냐」입니다. 다만 계를 몇 년 했느냐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사회생활에서 맡은 직책이나 지위에 기대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한 번 만든 계라도 그 사람이 평소 남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일을 해 왔다면 업무로 볼 수 있고, 반대로 오래 굴린 계라도 그런 지위가 없으면 단순배임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21구좌를 1년 반 넘게 운영한 계였는데 단순배임으로 기소되어 그대로 선고됐습니다. 검사가 어느 쪽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조사 단계에서 계를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설명하실 때, 그 설명이 그대로 적용 법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사기죄와는 무엇이 다른가

고소장에 사기와 배임이 함께 적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죄는 보는 지점이 다릅니다. 사기죄는 돈을 받을 때 속였는지를 봅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면 사기가 됩니다. 배임죄는 받은 뒤에 어떻게 썼는지를 봅니다. 정상적으로 계를 운영하다가 나중에 계금을 다른 데 썼다면 사기는 어렵고 배임이 남습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기로 기소되면 처음부터 속였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그 문턱이 높습니다. 반면 배임은 돈의 흐름만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는 아니다」가 방어의 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초범에 자백인데 실형이 나온 이유

판결문에 적힌 양형 사유는 짧습니다. 그런데 어느 쪽이 무겁게 작용했는지가 분명합니다.

방향 법원이 든 사정
불리피해액이 적지 않다
불리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유리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유리같은 종류의 처벌 전력이 없다

유리한 사정이 둘, 불리한 사정이 둘인데 결과는 실형이었습니다. 목록에 「피해가 회복되었다」가 없습니다. 3,540만 원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피해자는 엄벌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재산 범죄에서 변제와 합의가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가 이 목록에 드러납니다.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것은 무슨 뜻인가

실형을 선고하면 그 자리에서 구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 판결문에는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가 한 줄로 적혀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피해를 갚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이 문장은 신호로 읽힙니다.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그 사이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항소심에서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결과를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변제와 합의가 반드시 형을 바꾸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 기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선고된 형이 그대로 굳습니다. 지금 조사를 받고 계시거나 1심 결과를 받아 든 상태라면 남은 시간이 짧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계 장부를 지금이라도 다시 만들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누가 언제 얼마를 냈고 누구에게 언제 나갔는지를 표로 정리해 계좌 내역과 맞춰 두는 것입니다. 계주가 스스로 정리한 자료가 없으면 상대가 낸 숫자로만 사건이 굴러갑니다. 액수가 실제보다 크게 잡히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할 때 남는 방법

「갚을 기회를 준다」는 말은 들었는데 정작 상대가 만나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는 아는 사이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감정이 더 깊습니다. 연락을 받지 않거나, 받아도 「돈은 필요 없고 처벌을 원한다」고 하십니다.

그때도 남는 방법이 있습니다. 공탁입니다. 상대가 받지 않겠다고 해도 법원에 돈을 맡겨 두면 갚을 뜻과 실제로 마련한 금액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여기서 하나 구분하실 것이 있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피해자 이름을 몰라도 사건번호로 하는 공탁」은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건에서 쓰는 제도입니다. 계는 아는 사이에서 시작되므로 대개 그 제도가 아니라 일반적인 변제공탁으로 갑니다. 이름과 주소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탁이 합의와 같은 무게로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적히는 것과, 돈만 맡겨 두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공탁했다고 자동으로 유리해지지도 않습니다. 피해액에 견줘 금액이 너무 적거나, 그전에 갚으려는 노력이 없었거나, 맡긴 돈을 다시 찾아갈 수 있게 열어 둔 상태면 참작이 약해집니다. 공탁금을 도로 찾아가지 않겠다는 회수제한신고를 함께 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순서는 합의를 먼저 시도하고, 끝내 안 되면 공탁으로 가는 것입니다.

금액을 정할 때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부만 맡겨 두고 「성의를 보였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건처럼 3,540만 원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라면, 얼마를 언제까지 마련할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하고 그 계획을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함께 가야 합니다.

항소를 하실 때도 무엇을 다툴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죄가 되지 않는다」로 갈지, 「형이 무겁다」로 갈지입니다. 이 사건처럼 돈의 흐름이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죄가 되지 않는다」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을 다투는 데 쓸지, 갚는 데 쓸지를 정해야 합니다. 법원이 법정구속을 미룬 이유가 판결문에 적혀 있다면, 그 문장이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부터 읽어야 합니다. 둘 다 하려다 어느 쪽도 못 하고 기일을 맞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고소 전인가, 조사 중인가, 1심 뒤인가

단계 지금 할 일
아직 고소는 없다언제 얼마를 줄 수 있는지 계원에게 서면으로 알리고 기록을 남깁니다. 부분 변제라도 시작한 흔적이 뒤에 남습니다. 계좌 내역을 정리해 돈이 어디로 갔는지 설명할 수 있게 해 두는 것도 이때입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진술이 남습니다. 계 운영 방식과 돈의 흐름을 먼저 정리한 뒤 가세요. 처음 진술과 나중 설명이 어긋나면 그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법정구속이 되지 않았다면 시간이 있습니다. 항소 기간은 일주일입니다. 그 안에 항소하고 남은 기간에 변제와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민사로 갚으면 형사는 없어지나요

배임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소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죄가 아닙니다. 갚았다고 사건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이 사건 판결이 「갚을 기회를 준다」며 법정구속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계주 배임죄는 낯선 죄명이라 가볍게 보기 쉽습니다. 계 문제는 오래된 관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돈만 정리하면 끝날 일로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계주가 받은 것은 징역형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엄벌을 원한다고 적힌 순간부터 성격이 달라집니다.

박준우 변호사는 계금 미지급처럼 배임죄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 피해 회복과 합의를 함께 설계해 왔습니다. 계 운영 내역과 계좌 거래를 가지고 오시면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계금의 흐름을 설명할 자료가 무엇인지 같이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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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나 고소를 앞두고 막막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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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 안내입니다. 실제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구체적 판단이 필요할 때는 직접 상담이 가장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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