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혐의없음·불송치, 무엇이 다를까

기소유예·혐의없음·불송치, 무엇이 다를까

퇴근길 시비 끝에 상대를 밀쳤다가 폭행으로 고소당한 직장인 A씨는, 몇 달 뒤 경찰서에서 ‘불송치 결정’이라는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끝난 일인지 안심해도 되는지 알 수 없던 차에, 같은 사건으로 함께 입건됐던 지인은 검찰에서 ‘기소유예’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A씨처럼 수사를 받은 뒤 통지서에 적힌 단어가 불송치인지, 혐의없음인지, 기소유예인지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셋 다 재판에 넘어가지 않은 점은 같지만, 결정을 내린 곳이 경찰인지 검사인지, 내 혐의가 인정된 것인지가 서로 다릅니다. 특히 기소유예는 범죄 성립과 혐의가 충분함을 전제로 기소만 하지 않는 처분이라, 무혐의와 같은 것으로 알고 넘겼다가 뒤늦게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이 셋이 어떻게 다른지, 통지를 받은 뒤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 불송치·혐의없음·기소유예 비교
구분불송치불기소·혐의없음불기소·기소유예
누가 결정경찰검사검사
혐의 인정?대개 인정 안 됨인정 안 됨혐의 충분(기소만 보류)
의미송치는 안 하나 기록은 검사에게 송부, 경찰 단계 종결증거가 없거나 죄가 안 돼 기소하지 않음죄는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음
다시 다툴 방법고소인 이의신청 시 검찰 송치(고발인 제외)고소인·고발인 항고, 고소인 재정신청억울하면 본인이 헌법소원

가장 먼저, 누가 내린 결정인가

먼저 따져볼 것은 이 결정을 경찰이 내렸는지, 검사가 내렸는지입니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자신이 수사한 사건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검찰에 송치(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기는 것)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송치입니다. 다만 송치를 하지 않더라도 사건기록은 검사에게 보내 검토를 거칩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는 사법경찰관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될 때만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그렇지 않으면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혐의없음(무혐의)기소유예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 검사가 내립니다. 검사는 수사 결과를 보고 재판에 넘길지(기소) 말지(불기소)를 정하는데, 혐의없음과 기소유예는 모두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에 속합니다. 참고로 ‘혐의없음’이라는 말 자체는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할 때의 사유로도 쓰여,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통지받기도 합니다. 같은 불기소라도 그 속은 정반대인데, 그 차이가 두 번째로 따져볼 지점입니다.

진짜 중요한 차이, 기소유예는 왜 다른가

같은 검사의 불기소라도 혐의없음과 기소유예는 정반대입니다. 혐의없음은 죄를 지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거나(증거불충분), 행위 자체가 죄가 되지 않는(범죄인정안됨) 경우입니다. 수사 결과 죄가 없다는 결론에 해당하고, 형사 처분 중 가장 깨끗한 결과입니다.

기소유예 처분은 성격이 다릅니다. 기소유예는 범죄가 성립하고 혐의가 충분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다만 초범이거나 피해가 가볍거나 합의가 된 사정을 참작해, 이번에는 재판까지 넘기지 않겠다고 검사가 선처하는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나이와 환경, 범행 동기, 피해 회복 정도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는데, 이것이 기소유예의 근거입니다. 혐의없음이 죄가 없다는 결론이라면,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한 번 선처를 받은 것에 가깝습니다.

받은 뒤에도 끝이 아니다, 다시 다투려면

이 셋은 받은 뒤의 대응도 다릅니다. 불송치는 고소인 등이(고발인은 제외)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경찰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넘겨야 합니다. 혐의없음 같은 검사의 불기소에 불복하려면 고소인·고발인은 상급 검찰청에 항고할 수 있고, 고소인은 일정한 범죄에 한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해 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받습니다.

기소유예는 처분을 받은 본인이 억울할 때가 문제입니다. 혐의가 인정된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백을 주장하려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어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다툽니다. 실무에서 보면, 수사 단계에서 충분히 소명하지 않은 채 기소유예라도 다행이라며 넘겼다가, 나중에 같은 일이 반복되거나 자격·취업에서 걸려 뒤늦게 다투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으면 그 단어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부터 확인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대구에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이미 처분을 통지받았다면, 그 결과가 내게 유리한 것인지 다툴 여지가 있는 것인지부터 짚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박준우 변호사는 수사 단계 대응부터 불기소·처분 불복까지 형사 사건을 폭넓게 다뤄 왔습니다. 받은 처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툴 수 있는지 궁금하시면 아래 직통번호로 전화 주세요. 차분히 상담드리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소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전과(범죄경력자료)로 남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를 받았다는 수사경력자료에는 일정 기간 보존되는데, 보존기간은 법정형 등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기소유예는 5년으로 처리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사건이 다시 생기면 이전 기소유예가 불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불송치를 받으면 사건이 완전히 끝난 건가요?

고소인 등이(고발인은 제외) 결과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찰로 넘겨야 하므로, 그 단계에서 다시 다퉈질 수 있습니다. 별도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통지받은 결과로 사실상 마무리됩니다.

Q. 혐의없음과 기소유예 중 어느 쪽이 유리한가요?

혐의없음이 유리합니다. 혐의없음은 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이고,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된 상태에서 기소만 보류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없음을 목표로 적극 소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Q. 억울하게 기소유예를 받았는데 다툴 방법이 있나요?

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어 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혐의가 인정된 전제를 뒤집어야 하므로, 가능하면 수사 단계에서 미리 충분히 소명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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