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을 함께 산 부부가 있습니다.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고 두 아이를 키우며 집안을 꾸려 왔고, 남편은 한 회사에서 삼십 년 가까이 일하다 이제 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예순을 넘긴 지금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든 걱정은 이것이었습니다.
“평생 살림만 했는데, 재산 나눌 때 내 몫이 있기는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업주부로 오래 가정을 지켜 온 기여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될 수 있고, 혼인 기간이 길고 가사·양육을 담당해 왔다면 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그 기여가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글은 황혼이혼 재산분할 문제를 놓고, 전업주부의 기여를 어떻게 보는지, 남편 명의 아파트와 퇴직금은 물론 국민연금까지 어떻게 나누는지를 사례로 정리합니다.
본 사례는 오래 혼인을 이어 온 뒤 이혼을 고민하는 분들이 흔히 품는 물음을 하나의 예로 묶어 구성하였습니다.
전업주부라 재산 형성 기여가 없다고 볼까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함께 형성하고 지켜 온 재산을 각자의 기여에 따라 나누는 제도입니다(민법 제839조의2). 여기서 기여는 돈을 벌어 온 것만 뜻하지 않습니다. 살림을 맡고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유지해 온 가사노동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됩니다. 바깥일과 집안일 중 어느 한쪽만 있었다면 그 재산이 쌓이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혼인 기간이 20 년을 훌쩍 넘긴 장기 혼인에서는, 전업주부로 오래 가정을 지켜 온 기여가 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득이 없었다는 사실이 곧 기여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전업주부가 절반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50퍼센트를 받을 수 있는지에서 사례로 다뤘습니다.
Q. 저는 평생 직장을 다닌 적이 없는데, 그래도 재산을 나눠 받을 수 있나요?
A. 네, 받을 수 있습니다. 가사와 육아로 가정을 유지해 온 기여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됩니다. 혼인 기간이 길고 가사·양육을 담당해 왔다면 그 기여가 분할 비율 산정에서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 명의로 된 아파트도 나눌 수 있나
재산이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는 분할 여부를 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혼인 중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이라면 명의가 남편 앞으로 되어 있어도 분할 대상이 됩니다. 남편 명의 아파트가 혼인 기간에 마련한 것이라면 당연히 나눌 재산에 포함됩니다. 다만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받은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 배우자가 그 재산을 지키거나 늘리는 데 기여한 사정이 있다면 그 부분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어떤 재산이 함께 이룬 몫이고 어떤 재산이 특유재산인지 처음에 정확히 나눠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파트가 전부 남편 이름으로 되어 있어도 절반을 요구할 수 있나요?
A.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혼인 중 함께 마련한 재산이면 분할 대상입니다. 절반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 혼인에서 전업주부의 기여는 분할 비율 산정에서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나눌 수 있나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재산분할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퇴직급여는 오랜 근무의 결과인데 그 세월은 부부가 함께 감당한 시간이므로, 이혼 시점에 이미 확정되었거나 가까운 장래에 받을 것이 상당히 확실한 퇴직급여는 분할 대상 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남편이 곧 퇴직을 앞두고 있어 퇴직금 수령이 눈앞에 있다면, 그 규모를 지금 확인해 나눌 재산에 함께 담아 두는 것이 노후를 준비하는 데 중요합니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황혼이혼에서 재산만큼 중요한 것이 노후의 연금입니다. 국민연금에는 분할연금 제도가 있어(국민연금법 제64조), 배우자가 받을 노령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나눠 받을 수 있습니다. 요건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 번째로 혼인 기간 중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고, 두 번째로 이혼했으며, 세 번째로 나눠 받는 사람 본인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 사례처럼 혼인 기간이 20년을 넘으면 요건은 충분히 충족됩니다. 분할 비율은 원칙적으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이지만, 당사자가 협의하거나 재판으로 달리 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분할연금은 위 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하고, 이혼할 때 아직 받을 나이가 아니라면 이혼의 효력이 생긴 날부터 3년 안에 미리 청구해 둘 수 있으므로,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배우자가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이었다면 국민연금이 아니라 각 연금법(공무원연금법 등)에 별도의 분할연금 규정이 있으므로, 어느 연금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재산분할로 아파트 몫을 받으면 연금은 못 나누는 건가요?
A. 별개입니다. 아파트나 예금 같은 재산은 재산분할로, 국민연금은 분할연금 제도로 나눕니다. 재산을 나눴다고 해서 연금 분할을 못 받는 것이 아니므로, 두 가지를 함께 챙기는 것이 노후를 위해 중요합니다.
황혼이혼 재산분할, 지금부터 준비할 것
황혼이혼 재산분할을 앞두고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분명합니다. 먼저 재산과 부채의 목록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파트 시세, 남편이 받을 퇴직금의 규모, 예금, 그리고 남편이 어떤 연금에 가입돼 있는지까지 한자리에 모으면 나눌 몫의 윤곽이 잡힙니다. 그 위에 혼인 기간 동안의 기여를 보여 줄 자료를 더합니다. 오래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키워 온 과정, 재산이 형성되고 유지된 흐름을 정리해 두면 분할 비율을 협상할 근거가 됩니다. 여기에 연금 분할을 잊지 않고 챙기면 노후의 몫까지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한입니다. 재산분할 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으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혼한 뒤라면 이 기간 안에 청구와 정리를 마쳐 두어야 합니다. 변호사는 흩어진 재산과 연금을 하나의 표로 정리해 적정한 분할의 범위를 잡고, 재산분할과 분할연금을 함께 담은 협상안을 구성해 절차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오래 혼인을 이어 온 뒤의 이혼은 재산을 나누는 문제이면서 동시에 남은 삶을 어떻게 꾸릴지의 문제입니다. 전업주부로 지낸 세월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될 수 있고, 명의가 남편 앞으로 되어 있는 아파트와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함께 이룬 재산이면 나눌 대상에 들어갑니다. 여기에 국민연금 분할연금까지 더하면 재산과 노후의 몫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황혼이혼 재산분할은 소득이 있었느냐를 따지기보다, 오래 함께한 기여를 자료로 정리하고 재산과 연금을 빠짐없이 셈하는 데서 답이 나옵니다.
박준우 변호사는 이혼 재산분할과 연금 분할 문제를 오랫동안 맡아 왔습니다. 재산과 연금을 정리해 적정한 분할의 범위를 잡고, 준비의 순서를 함께 잡아 드립니다. 오래 혼인을 이어 오신 만큼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아래 직통번호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