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1년 차인 ㄷ씨는 몇 달째 대화가 끊긴 배우자에게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가 “도장은 못 찍어 준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남는 방법은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인데, 막상 알아보려니 조정이 먼저인지 소장이 먼저인지부터 헷갈립니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재판으로 이혼할 수 있고, 그 출발점은 소장이 아니라 조정입니다. 아래에서 이혼소송 절차가 어떤 순서로 흘러가는지, 사유와 기한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서류는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협의이혼과 이혼소송이 나뉘는 지점
두 절차는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라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이혼에 뜻을 모은 상태에서 법원의 확인을 받는 절차라, 숙려기간을 거쳐 확인을 받고 신고하면 끝납니다. 반면 이혼소송은 한쪽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원이 이혼 여부를 판단해 주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이혼 사유를 주장하고 증명하는 부담이 청구하는 쪽에 생기고,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도 함께 판단을 구하게 됩니다.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협의이혼 절차와 숙려기간을 먼저 확인해 보는 편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낫습니다.
| 비교 항목 | 협의이혼 | 이혼소송 |
|---|---|---|
| 전제 | 양쪽이 이혼에 동의 | 한쪽이 반대해도 진행 |
| 사유 | 따로 증명하지 않음 | 민법 제840조 사유를 주장·증명 |
| 시작 |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 | 조정 신청(조정전치) |
| 걸리는 시간 | 숙려기간 포함 1개월에서 3개월 | 조정 성립 시 수개월, 판결까지 가면 1년 안팎 |
| 함께 정하는 것 | 양육사항 협의서 제출 | 재산분할, 위자료, 친권과 양육까지 판단 |
이혼소송 절차, 조정에서 시작합니다
가사소송법 제50조는 이혼 같은 사건에서 소를 제기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하고, 조정 신청 없이 소가 제기되면 법원이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조정전치주의라고 합니다. 조정 자리에서 재산과 양육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면 조정조서가 작성되고, 이 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져 그대로 절차가 끝납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 단계에서 정리되는 사건이 상당수라, 조정을 형식적인 통과 지점으로 여기지 않고 준비해 들어가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사건은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소장 부본이 상대에게 송달되고 답변서가 오가면 변론기일이 잡히는데, 재산 규모를 확인해야 하면 금융기관에 사실조회를 넣고, 상대가 재산을 감추고 있다고 보이면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를 신청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가사조사관의 조사나 자녀의 의견 청취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변론이 마무리되면 판결이 선고되고, 불복하면 가사소송법 제19조에 따라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조정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절차가 멈추나요?
A. 멈추지 않습니다. 상대가 출석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이면 조정을 하지 않는 결정이나 조정 불성립으로 정리되고, 사건은 소송으로 이행됩니다. 출석 거부가 이혼을 막는 방법이 되지는 못합니다.
재판상 이혼 사유와 청구 기한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여섯 가지로 정해 두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심히 부당한 대우,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에게 받은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것은 마지막 항목으로, 폭언과 장기간의 별거, 경제적 방임처럼 하나로 이름 붙이기 어려운 사정이 쌓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격 차이라는 말 자체가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 결과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놓고 판단합니다.
기한도 함께 봐야 합니다. 민법 제841조는 부정한 행위를 사유로 한 이혼 청구는 상대가 사전에 동의했거나 사후에 용서한 때, 또는 안 날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제842조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같은 기간을 둡니다. 외도 사실을 알고도 오래 참다가 뒤늦게 그 사유만으로 소를 제기하면 기한 문제가 먼저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폭언이나 방임처럼 그 사유가 청구할 때까지 계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이 기간 제한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본 판례가 있어, 어느 사유로 청구할지 정리하는 일이 소장을 쓰는 것보다 앞섭니다.
이혼소송 절차에 필요한 서류와 걸리는 시간
기본 서류는 어렵지 않습니다.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을 갖추고,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자녀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더합니다. 여기까지는 이혼소송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형식 요건이고, 실제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입니다. 부정행위를 주장한다면 그 정황을 보여 주는 자료, 부당한 대우를 주장한다면 진료기록이나 신고 내역, 재산분할을 다툰다면 부동산 등기부와 예금 거래내역, 대출 잔액과 기여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상대 명의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우면 소송 중에 사실조회와 재산명시를 신청해 확인합니다.
기간은 사건마다 편차가 큽니다. 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몇 달 안에 끝나기도 하지만, 재산 규모를 확인해야 하거나 양육을 다투면 1년을 넘기기도 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양육비 액수가 협의의 중심이 되는데, 법원이 참고하는 산정 기준에 내 소득과 자녀 나이를 대입하면 대략 어느 선에서 논의가 시작될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Q. 재산분할은 이혼 판결이 난 뒤에 따로 청구해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기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하고, 이 2년은 그 안에 법원에 청구해야 하는 기간으로 봅니다. 상대에게 말이나 내용증명으로 요구해 둔 것만으로는 기간이 지켜지지 않습니다. 이혼과 함께 청구하면 같은 절차에서 판단받을 수 있어 자료를 두 번 모으는 부담이 줄고, 뒤로 미루면 이 기간을 놓칠 위험이 생깁니다.
재산분할·위자료·양육비도 이 소송에서 함께 정합니다
이혼 자체보다 실제 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함께 판단되는 항목들입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에 부부가 함께 모은 재산을 대상으로 각자의 기여를 따져 나누고, 전업으로 가사를 맡은 기간도 기여로 평가됩니다. 위자료는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 데 책임 있는 쪽에 청구하는 손해배상이라 사유가 증명돼야 하고, 이혼으로 혼인이 해소된 때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하기 어려워져 미루기 곤란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고 양육비와 면접교섭(자녀를 키우지 않는 쪽이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나는 것) 방법까지 함께 정합니다. 이 항목들을 소송 중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협의로 끝날 수도 있고 판결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 볼 것은 세 가지 질문입니다. 내가 주장할 이혼 사유는 민법 제840조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고 그 기한 안에 있는가. 상대 명의 재산 가운데 내가 파악하고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자녀가 있다면 양육자와 양육비에 대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은 어디까지인가. 이 세 가지가 정리되면 조정에서 합의할지 판결까지 갈지 판단이 서고, 소장에 무엇을 담을지도 함께 정해집니다.
박준우 변호사는 조정으로 정리되는 사건부터 재산과 양육을 끝까지 다투는 사건까지 이혼 사건을 다년간 진행해 왔습니다. 어느 사유로 청구할지, 어떤 자료를 언제 확보할지, 조정에서 받아들일 조건과 물러설 수 없는 조건이 무엇인지 준비 순서를 정리해 드립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아래 번호로 지금 상황을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