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소송으로 받으면 얼마나 돌려받을까요? 대여금 소송 판결 13건을 찾아 청구한 금액과 법원이 인정한 금액을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그런데 평균이라고 말할 만한 숫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 푼도 못 받은 사건이 4건, 청구한 대로 다 받은 사건이 3건, 그 사이가 6건이었습니다. 심지어 공증까지 받은 차용증으로 1억 7,200만 원을 청구했는데 전부 기각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대신 기각된 이유를 모아 보니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청구액 · 원고가 소장에 적어 달라고 한 금액입니다.
인용액 · 법원이 판결로 지급을 명한 금액입니다. 청구액보다 적으면 그만큼은 인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처분문서 · 차용증처럼 권리관계를 정하는 내용이 직접 담긴 문서입니다. 송금 내역 같은 정황 자료와 무게가 다릅니다.
대여금 소송 결과는 0%에서 100%까지 흩어졌습니다
먼저 13건을 그대로 늘어놓겠습니다. 받은 비율이 낮은 순서입니다.
| 받은 비율 | 청구액 | 인용액 | 법원·사건번호 |
|---|---|---|---|
| 0% | 1억 7,200만 원 | 0원 | 수원고법 2021나14553 |
| 0% | 7,000만 원 | 0원 | 수원지법 2021나87453 |
| 0% | 2,980만 원 | 0원 | 광주지법 2024나81318 |
| 0% | 75만 원 | 0원 | 광주고법 2024나21029 |
| 6.7% | 2,196만 원 | 146만 원 | 창원지법 2020나2209 |
| 8.8% | 3,400만 원 | 300만 원 | 서울중앙지법 2017나86103 |
| 22.4% | 8,599만 원 | 1,924만 원 | 의정부지법 2020나209885 |
| 56.0% | 4,550만 원 | 2,550만 원 | 서울중앙지법 2024가단5302715 |
| 78.3% | 8,000만 원 | 6,267만 원 | 서울중앙지법 2019가단5225487 |
| 99.4% | 2억 1,400만 원 | 2억 1,266만 원 | 수원고법 2021나13925 |
| 100% | 8,500만 원 | 8,500만 원 | 창원지법 2022나53171 |
| 100% | 2억 7,555만 원 | 2억 7,555만 원 | 서울남부지법 2024가단284870 |
| 100% | 4억 9,000만 원 | 4억 9,000만 원 | 서울고법 2024나2064575 |
여기서 평균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0%와 100%가 양쪽 끝에 몰려 있어서, 가운데 값을 뽑아도 어느 사건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금액 크기와도 무관합니다. 1억 7,200만 원 청구가 전부 기각됐고 4억 9,000만 원 청구는 전액 인정됐습니다.
Q. 그러면 대여금 소송은 운에 달린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가 흩어졌다는 것은 사건마다 조건이 크게 달랐다는 뜻이고, 그 조건이 무엇인지는 아래에서 보듯 판결문에 적혀 있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것과 이유가 없는 것은 다릅니다.
차용증이 있어도 전부 기각된 사건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차용증일 겁니다. 그래서 차용증 유무가 판결문에 적힌 7건만 따로 뽑았습니다.
| 차용증 | 결과 | 청구액 | 법원·사건번호 |
|---|---|---|---|
| 있음(공증) | 전부 기각 | 1억 7,200만 원 | 수원고법 2021나14553 |
| 있음 | 전부 기각 | 7,000만 원 | 수원지법 2021나87453 |
| 있음 | 전부 기각 | 75만 원 | 광주고법 2024나21029 |
| 없음 | 전부 기각 | 2,980만 원 | 광주지법 2024나81318 |
| 있음 | 전액 인정 | 2억 7,555만 원 | 서울남부지법 2024가단284870 |
| 있음 | 전액 인정 | 4억 9,000만 원 | 서울고법 2024나2064575 |
| 일부만 | 전액 인정 | 8,500만 원 | 창원지법 2022나53171 |
공증까지 받은 사건이 오히려 전부 기각됐습니다. 차용증이 있느냐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차용증을 받아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각 사유는 모두 한 곳으로 모입니다
전부 기각된 4건의 이유를 판결문에 적힌 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공증 차용증이 있었지만, 실질은 제3자의 채무를 연대보증한 것으로 해석됐고 소멸시효도 완성됐다고 보았습니다.
- 차용금증서가 있었지만, 사진 형태였고 채권자란이 비어 있었으며 송금계좌 명의도 원고가 아니었습니다.
- 차용증이 있었지만, 그 내용이 기존 관계를 확인하고 갚겠다고 약속한 것에 가까워 새로운 약정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송금 내역은 있었지만, 돈이 오간 사실만으로 빌려주기로 하는 의사가 서로 맞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변제기와 이자에 관한 자료도 없었습니다.
네 건 모두 그 자료가 무엇을 증명하는지에서 결론이 났습니다. 민법 제598조는 소비대차가 빌려주고 같은 것으로 갚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로 성립한다고 정하고, 그 대여 사실은 청구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차용증의 존재가 아니라 내용이고, 송금 내역의 존재가 아니라 그것이 대여였음을 보여 주느냐입니다. 실제로 판결들은 “돈이 오간 것은 인정되지만 그것이 빌려준 것인지는 별개”라는 판단을 반복합니다.
Q. 계좌이체 기록이 있는데도 부족한가요?
A. 이체 기록은 돈이 건너간 사실을 보여 줄 뿐입니다. 상대가 “증여받은 것”이나 “투자금”이라고 주장하면 그 다툼은 이체 기록만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확인한 판결에서도 증여 주장과 투자금 주장이 실제로 등장했습니다.
Q. 이자를 받기로 했는데 문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확인한 사건 중에 연 20% 이자 약정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상대가 갚은 5,700만 원이 전부 원금에 충당되어, 3,400만 원 청구에서 300만 원만 인정됐습니다. 이자 약정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미 받은 돈의 성격까지 달라집니다.
전액 인정된 3건에는 같은 구조가 있었습니다
반대쪽을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세 건 모두 자료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였고, 그것들이 서로를 뒷받침했습니다.
4억 9,000만 원이 전액 인정된 사건에는 차용증과 확인서가 있었고, 그 금액이 상대 계좌로 송금된 내역이 있었으며, 상대가 이자 명목으로 돈을 보낸 정황까지 있었습니다. 상대는 투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억 7,555만 원 사건도 차용증과 계좌이체 내역이 함께 있어 증여 주장이 배척됐습니다. 8,500만 원 사건은 원고와 상대 사이의 직접 차용증은 없었지만, 송금과 일부 변제가 확인되어 상대의 명의대여 주장이 객관적 자료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하나의 결정적인 서류가 있느냐가 아니라, 서로 맞물리는 자료가 몇 겹이냐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상대가 갚기 시작한 흔적은 그 자체로 빚이 있었음을 보여 주기 때문에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흔적은 한 가지 일을 더 합니다. 민법 제168조가 채무를 인정하는 것을 시효 중단 사유로 정하고 있어, 일부라도 갚은 사실이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되면 시효가 다시 처음부터 흐릅니다.
⚠ 이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13건은 전국 사건의 전수가 아니라 표본입니다. 청구액과 인용액이 판결문에 함께 적힌 사건만 모았고, 공개되는 판결문은 다투어진 사건에 치우칩니다. 상대가 다투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는 사건은 여기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표의 기각 비율을 그대로 확률로 읽으면 안 됩니다. 「이런 조건에서 이런 결론이 나온 적이 있다」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사건번호는 법원마다 중복되므로 법원명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대여금 소송을 준비한다면 지금 확인할 것
결과를 하나의 숫자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표가 말하는 첫 번째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내 자료가 어느 쪽에 가까운가입니다. 판결들이 실제로 따진 것을 순서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돈이 건너간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지, 그것이 빌려준 것이라는 합의까지 보여 주는지, 갚기로 한 시기와 이자에 관한 내용이 어디엔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상대가 일부라도 갚은 흔적이 있는지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확인한 판결에서 여러 번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문자나 통화 녹음에 “갚겠다”는 말이 남아 있다면 그것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시간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앞의 기각 사건 중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된 것이 있었습니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권리는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이 지나면 사라지고, 갚기로 한 날을 정해 두었다면 그 다음 날부터 기간이 흐릅니다. 자료를 갖추는 동안 이 기간이 지나 버리면 내용과 무관하게 결론이 정해지므로, 언제부터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조정현 변호사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사건을 오래 다뤄 왔습니다. 지금 가진 자료가 대여를 어디까지 보여 주는지, 부족한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메울 수 있는지, 청구 금액을 얼마로 잡는 것이 현실적인지를 기록을 보고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아래 직통번호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