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보증금을 받기 전에 건물이 팔렸다면, 그 상가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새 주인(양수인)에게 청구합니다. 단,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본 글은 상가보증금 청구 상대를 정확히 정하는 기준과 케이스별 분기를 2026.4.9. 대법원 2023다307116 판례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누가 이 글을 봐야 하나
- 임대차 기간이 끝났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이 건물이 팔리거나 신탁된 상가 임차인
- 건물이 재건축조합으로 넘어가 이주·인도를 했는데, 보증금을 누구에게 받아야 할지 막막한 점주
- 전 임대인은 “이제 내 책임 아니다”라 하고, 새 소유자는 “나는 임대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서로 미루는 상황을 마주한 사람
결론부터 — 상가보증금은 누구에게 청구하나
대항력을 갖춘 상가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이 양도되었다면, 상가보증금은 새 주인(양수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대차가 기간만료로 끝났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대항력은 “양도 시점에 유효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인도와 사업자등록을 한 번 갖췄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양도가 이루어지는 시점까지 그 요건이 유지되어야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인 지위 승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핵심 근거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 보증금을 받기 전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둘째, 그 존속하는 임대차의 건물이 양도되면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합니다. 그 결과 보증금 반환채무도 양수인에게 넘어가고, 양도인은 그 채무에서 벗어납니다. 대법원은 2026.4.9. 선고 2023다307116 사건에서 기간만료를 이유로 승계를 부정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이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왜 그런가 — 법적 근거
이 결론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두 개 조문의 조합에서 나옵니다.
제3조 — 대항력과 양수인의 지위 승계
- 제3조 제1항(대항력): 임차인이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나중에 그 건물을 사거나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제3조 제2항(양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임차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봅니다. 즉 새 주인이 자동으로 임대인이 됩니다.
제9조 제2항 — 보증금 미반환 시 임대차관계 존속 의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쉽게 말하면, 계약 기간이 끝나도 보증금을 손에 쥐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아직 임차인”인 셈입니다.
두 조문의 결합
이 두 조문을 합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이면, 임대차는 형식적으로 종료됐어도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
- 그 존속하는 임대차의 건물이 양도되면,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자동 승계한다.
- 보증금 반환채무는 임대인 지위에 따라붙으므로, 양수인에게 면책적으로 인수되고 양도인은 채무에서 벗어난다.
같은 결론을 정면으로 정리한 판결이 본 글의 모티브가 된 대법원 2026.4.9. 선고 2023다307116 사건입니다. 한편 제9조 제2항의 입법취지(종료 후 보증금 반환 전까지 임대차관계 존속 의제)는 주택임대차 사안인 대법원 2020.7.9. 선고 2016다244224·244231 판결에서 정리되었고, 같은 취지의 조문이 상가임대차법에도 동일하게 들어 있다는 전제 위에서 대법원 2023.11.9. 선고 2023다257600 등이 이를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즉 “종료 후 존속 의제”의 근거는 위 판결군이고, “양수인 면책적 인수”의 직접 근거는 2023다307116으로 정리해 두면 됩니다.
케이스별 분기 — 상가보증금, 당신의 상황은 어디
같은 “건물이 팔린 상황”이라도, 상가보증금을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지는 대항력 유무와 양도 시점에 따라 갈립니다. 아래 케이스로 자기 위치를 잡아보세요.
케이스 1: 사업자등록 + 인도 완료 → 그 다음 날 이후 건물이 양도된 경우
가장 전형적인 보호 대상입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합니다. 보증금 반환 청구는 새 소유자를 상대로 하면 됩니다.
실무 팁 한 줄: 대항력 발생 기준일 = 인도일과 사업자등록 신청일 중 늦은 날의 “다음 날”입니다. 두 날이 다를 수 있어 계산 실수가 잦으니, 사업자등록증 발급일이 아니라 “신청일”이라는 점에 주의하세요.
케이스 1-1: 대항력은 갖췄지만 퇴거·점유상실로 대항력이 끊긴 다음 양도가 일어난 경우
대항력은 “취득”만이 아니라 “유지”도 문제됩니다. 주택임대차에서는 대항요건이 취득뿐 아니라 유지도 필요하다고 대법원이 보고 있고(대법원 2021마6096 결정), 상가임대차에서도 퇴거 등으로 대항력이 문제된 하급심 사례(인천지법 2016가단5282)가 있어 유사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점포를 비우거나 사업자등록이 끊긴 뒤에 건물이 양도되면, 새 소유자에게 임대인 지위 승계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주·인도로 이미 점포를 비워야 하는 임차인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6조)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그 후에 대항요건(점유·사업자등록)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우선변제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점포를 비워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기 전에 등기를 받아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케이스 2: 사업자등록을 안 했거나 늦게 한 경우
대항력이 없거나 양도 시점보다 늦게 발생했다면, 새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전 임대인에게 청구해야 하고, 전 임대인의 자력이 부족하면 회수가 까다로워집니다. 사업자등록 신청일이 정확히 언제였는지부터 확인이 필요합니다.
케이스 3: 재건축조합·정비사업 시행자가 새 소유자가 된 경우
먼저 정리해두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와 이주기간 지정만으로 임대차가 자동 종료되는 일반 종료사유로 단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권리금 회수 방해 같은 부수 청구를 판단할 때, 사업 진행 정도·이주기간 도과·임대차계약상 인도 특약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보증금 쪽에 있습니다.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점포 소유권이 조합으로 넘어갔다면, 조합이 양수인으로서 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합니다. 실제 본 글의 모티브가 된 대법원 2023다307116 사건이 이 구조이고, 보증금 반환 부분은 원심이 파기되어 다시 심리하게 되었습니다.
케이스 4: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간 경우
이 케이스는 단정이 가장 위험한 구간입니다. 등기상 소유자가 수탁자(신탁회사)로 바뀌는 구조 자체는 흔하지만, 신탁원부에 “보증금 반환은 위탁자가 부담한다” 같은 조항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 조항을 임차인에게 그대로 들이밀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법원 2025.3.13. 선고 2023다296643 판결은, 신탁등기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신탁재산에 속한다는 사실”에 한정되고, 신탁원부에 적힌 임대차 처리 조항만으로 임차인 등 제3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따라서 신탁 케이스는 다음 세 가지 축으로 풀어야 합니다.
- 축 1 — 임차인의 대항력: 인도 + 사업자등록 신청을 통해 신탁등기 시점 이전에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 축 2 — 수탁자의 임대인 지위 승계: 신탁등기로 수탁자가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으로 평가되는지.
- 축 3 — 신탁원부 조항의 한계: 신탁계약·신탁원부의 임대차 처리 조항은 임차인에게 곧바로 대항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실무적으로는 등기부등본의 신탁등기 시점, 신탁원부 사본을 먼저 확보하고, 위 세 축을 사실관계에 맞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상가보증금 청구, 어떻게 진행하나
실제로 상가보증금 청구 상대를 정하기 전에 자료부터 모아야 합니다. 큰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위 결론 섹션의 두 갈래 근거를 실무 단계로 풀어놓은 것).
- 사업자등록증·점포 인도일 자료 확보 — 대항력 발생일을 정확히 특정합니다.
- 등기부등본 발급 — 소유권 이전 시점·원인(매매·신탁·경매 등)·새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 대항력 발생일 vs 양도일 비교 — 대항력이 양도보다 앞서 있어야 양수인을 상대로 청구가 가능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 새 소유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입장을 확인합니다.
- 소송·지급명령 검토 — 임의 반환이 안 되면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또는 지급명령으로 진행합니다.
이 단계에서 대항력 자료의 누락, 양수인 특정 오류, 청구 시기 등 실무 디테일이 결과를 좌우하므로, 자료가 모이는 시점에 한 번 점검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같은 분야의 다른 케이스는 민사·채권 카테고리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가보증금에 관한 흔한 오해
| 오해 | 실제 |
|---|---|
| “임대차 기간이 끝났으니 임대차 관계도 끝났다” | 보증금을 받기 전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 |
| “전 임대인이 계약 당사자니 끝까지 전 임대인에게만 청구해야 한다”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고 보증금 미반환 상태에서 건물이 양도됐다면, 보증금 반환채무는 새 소유자에게 면책적으로 넘어갑니다. |
| “재건축조합은 공익 사업이라 임차인 보증금까지는 책임지지 않는다” | 점포 소유권이 조합으로 이전된 시점부터는 조합이 양수인입니다.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
| “권리금도 새 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은 별개의 요건이 필요합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와 이주기간 도과가 있으면 인정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