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에 압류가 걸리면 이사 나갈 때 한 푼도 못 받게 되나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최우선변제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법이 아예 압류를 금지하고 있어서, 그 범위에 걸린 압류는 효력이 없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10월, 보증금 500만 원짜리 세입자에게 1억 6,318만 원을 청구금액으로 한 압류·추심명령이 내려진 사건에서 채권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채권자가 세입자에게 받을 돈을 회수하려고, 그 세입자가 집주인에게서 돌려받을 보증금을 압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압류했으니 그 보증금을 자기에게 달라며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최우선변제금 범위의 압류는 왜 무효인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보증금이 적은 세입자를 따로 보호합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일정 금액까지는 근저당보다 먼저 받아 갈 수 있게 해 둔 것입니다. 이것이 최우선변제 제도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6호는 그렇게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압류하지 못하는 채권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세입자가 살 곳을 잃지 않게 하려는 조항입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강행법규로 봅니다. 그래서 그 범위에 대한 압류명령은 무효이고, 무효인 압류에 기초한 추심명령도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이 판단이 실무에서 갖는 뜻은 분명합니다. 압류 결정문이 집주인에게 도착했더라도, 집주인은 그 돈을 채권자에게 주지 않아도 됩니다.
Q. 압류 결정문에 이미 「제외」라고 적혀 있던데요
이 사건 결정문에도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증금 전액이 그 제외 범위 안에 들어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압류할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고, 법원은 그래서 압류가 무효라고 봤습니다. 결정문에 그 문구가 있다고 안심할 일도, 걱정할 일도 아닙니다. 내 보증금이 기준 금액 안인지가 전부입니다.
내 보증금이 기준 안에 들어가나
기준은 집이 있는 지역에 따라 다르고, 계약을 언제 했는지가 아니라 담보물권이 설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시행령을 적용할지 정합니다. 아래는 현재 기준입니다.
| 지역 | 보호받는 보증금 상한 | 최우선변제 금액 |
|---|---|---|
| 서울특별시 | 1억 6,500만 원 | 5,500만 원 |
|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세종·용인·화성·김포 | 1억 4,500만 원 | 4,800만 원 |
| 광역시·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 8,500만 원 | 2,800만 원 |
| 그 밖의 지역 | 7,500만 원 | 2,500만 원 |
최우선변제금은 이렇게 읽습니다. 왼쪽 상한 안에 드는 세입자가 오른쪽 금액까지 보호받습니다. 이 사건은 서울 주택이었고 보증금이 500만 원이었으므로 상한에도 들고 보호 금액에도 통째로 들어갔습니다. 보증금 전액이 압류에서 제외된 이유가 그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최우선변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그 집값의 절반을 넘지 못합니다. 집이 아주 싸다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다는 점
이 사건에서 소송을 당한 사람은 세입자가 아니라 집주인이었습니다. 채권자가 「압류했으니 보증금을 나에게 달라」며 집주인을 상대로 추심금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집주인이 「그 압류는 무효다」라고 항변할 수 있다고 정리해 두었습니다. 압류가 절차상으로는 살아 있어도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으므로, 돈을 내줄 의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집주인이 그 항변을 했고 받아들여졌습니다.
세입자로서는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려 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집주인이 모르고 채권자에게 보증금을 내주면 나중에 되찾는 일이 훨씬 번거로워집니다.
내 보증금이 어느 구간인지부터 센다
Q. 월급도 같이 압류됐는데 그것도 막을 수 있나요
급여도 압류가 금지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저 보호 금액이 정해져 있어 그 아래로는 가져가지 못합니다. 얼마가 남는지는 급여압류 범위 계산기에 월 실수령액을 넣으면 나옵니다. 보증금과 급여에 압류가 함께 걸린 경우라면 두 곳에서 각각 얼마가 보호되는지를 먼저 계산해 두십시오.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모르면 압류 통지를 받고 그대로 손을 놓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채권자가 청구한 금액은 1억 6,318만 원이었고 실제로 가져간 것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보증금이 500만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금액이 크다고 겁먹을 일이 아니라 내 보증금이 어느 구간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압류 결정문을 받고 나서야 그 돈이 법으로 지켜지는 돈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문과 임대차계약서를 가지고 오시면 어느 금액이 지켜지고 어느 금액이 넘어가는지부터 함께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보증금과 급여에 동시에 걸려 있다면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까지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