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는 끝났는데 잔금이 안 들어옵니다. 전화는 받다가 안 받고, 하자를 트집 잡기 시작합니다. 이때 쓸 수 있는 공사대금 회수 방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현장을 붙잡는 유치권, 건축주에게 직접 받는 직접청구, 재산을 묶는 가압류, 그리고 소송입니다. 다만 넷 중 어느 것도 저절로 되지 않고, 각각 붙는 조건이 다릅니다. 순서대로 보시면 지금 무엇이 되는지 가려집니다.
먼저 날짜부터 세셔야 합니다. 공사대금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이면 시효가 완성됩니다. 다른 채권보다 짧습니다.
공사대금 3년은 준공일이 아니라 지급기일부터 셉니다
여기서 많이 어긋납니다. 기산점은 공사를 끝낸 날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대금 지급기일입니다. 지급기일 특약이 있으면 그 날짜부터, 특약이 없으면 관습에 따르고, 특약도 관습도 없을 때 비로소 공사를 마친 때를 기준으로 봅니다.
기성금이 끼어 있으면 더 나뉩니다. 공정률에 따라 중도금을 받기로 했다면 각 중도금은 저마다의 지급기일부터 따로 시효가 갑니다. 잔금만 보고 「아직 3년 안 됐다」고 계산하다가 앞선 기성금이 먼저 넘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Q. 건축주가 얼마 전에 일부를 갚았습니다. 시효가 다시 시작되나요?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일부를 갚았다면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 시효가 다시 진행됩니다. 다만 이미 3년이 지난 뒤에 일부를 갚거나 「갚겠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시효 이익을 포기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뜻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유치권은 못 받았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을 붙잡고 버티는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민법 제320조의 유치권입니다. 그런데 대금을 못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네 가지가 다 있어야 합니다.
| 요건 | 실제로 무엇을 보나 |
|---|---|
| 목적물의 점유 | 지금도 그 건물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가 |
|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 | 공사대금이 그 건물에 관해 생긴 것인가 |
| 변제기 도래 | 대금 지급기일이 이미 지났는가 |
| 적법한 점유 | 불법으로 들어가 점유한 것이 아닌가 |
여기서 자주 놓치는 것이 토지입니다. 건물을 새로 지은 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땅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아닙니다. 그래서 건물 신축대금만 가지고 부지인 토지에 유치권을 걸 수는 없습니다. 건물과 토지를 한 덩어리로 보고 현장 전체를 막았다가 나중에 토지 부분이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를 중간에 멈춘 경우는 한 단계 더 있습니다. 그 시점의 구조물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로 볼 수 없는 상태라면 토지에 붙은 것으로 보아, 구조물에도 토지에도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수막만 걸어 두는 것은 점유가 아닙니다
유치권은 점유를 잃으면 그것으로 소멸합니다(민법 제328조). 문제는 무엇을 점유로 보느냐입니다. 법원은 사회통념상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야 하고, 남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래 상황은 점유가 부정될 위험이 큽니다.
- 현장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만 걸어 둔 경우
- 건축주나 다른 사람이 출입문을 관리하며 계속 드나드는 경우
- 출입을 통제하거나 지키는 사람 없이 비워 둔 경우
- 현장에서 철수한 뒤 유치권 신고만 해 둔 경우
- 건축주에게 이미 목적물을 넘긴 경우
특히 건축주가 직접 그 건물을 쓰고 있다면 수급인이 점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유치권은 물건을 붙잡아 두어 돈을 갚게 만드는 권리인데, 상대가 쓰고 있으면 그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도급이라면 발주자에게 직접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청에게 받아야 하는데 원청이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가 발주자에게 직접 받는 방법을 두고 있습니다. 사유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 원청이 지급을 정지했거나 파산해 대금을 줄 수 없게 된 경우
- 발주자·원청·하수급인 셋이 직접지급에 합의한 경우
- 원청이 두 번분 이상 하도급대금을 안 준 경우
- 원청이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조건이 세 가지 붙습니다. 하나는 원청이 지급불능인지는 「요청이 발주자에게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봅니다. 그리고 지급불능은 단순히 늦어지거나 사정이 어렵다는 정도가 아니라, 갚아야 할 돈을 전반적으로 계속 갚지 못하는 객관적 상태를 말합니다.
다음으로 요청이 도달했다는 사실은 청구하는 하수급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구두로 말해 두었다가는 나중에 시점을 세울 수 없으니, 내용증명처럼 도달이 남는 방식으로 보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액이 아닙니다. 발주자가 원청에게 아직 줄 돈이 남아 있는 범위 안에서, 내가 실제로 시공한 부분에 대해, 이미 받은 금액을 빼고 정해집니다.
Q. 건설공사면 무조건 하도급법이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원청과 하수급인의 규모 등 하도급법이 정한 적용요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는 제1항과 제2항이 다릅니다. 제1항의 일부는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라 그것만으로 발주자에게 의무가 생기지 않고, 제2항의 요건을 갖춰야 지급할 의무가 됩니다.
공사가 멈췄다면 기성고를 계산해 청구합니다
공사를 다 못 끝낸 상태에서 계약이 깨진 경우입니다. 이때도 한 푼도 못 받는 것은 아니지만, 멈췄다는 사실만으로 기성고를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되돌리는 것이 오히려 큰 손실이고, 지어 놓은 부분이 건축주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여야 합니다. 그때 계약은 아직 못 지은 부분에 대해서만 효력을 잃고, 지은 부분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산 방식도 현장에서 말하는 공정률과 다릅니다. 기성고 비율 = 지은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 ÷ 전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공사비이고, 이 비율을 약정한 총공사대금에 곱합니다. 여기서 이미 받은 선급금·중도금, 계약상 빼기로 한 금액, 안 지은 부분, 하자보수비, 지체상금 등을 정산합니다. 이 대목은 감정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공사가 중단됐을 때 기성고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따로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건축주는 하자를 들고 나옵니다
대금을 청구하면 대부분 하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민법 제667조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건축주가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그 배상청구에 동시이행 규정을 준용합니다. 그 배상채권으로 공사대금과 상계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다만 하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대금 전액을 안 줘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자가 실제로 있는지, 그것이 시공자 책임인지, 그 하자와 보수비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합리적인 보수비가 얼마인지를 하자를 주장하는 건축주가 증명해야 합니다.
동시이행항변과 상계도 효과가 다릅니다. 항변은 상대가 이행할 때까지 거절하는 것이고, 상계는 같은 금액만큼 채권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리고 목적물 인도와 대금 지급이 동시이행 관계라면 법원은 건축주가 대금을 지급하는 것과 수급인이 건물을 넘기는 것을 맞바꾸도록 판결할 수 있고, 넘기기 전까지 붙는 지연이자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지급명령으로 갈지 소로 갈지는 하자 다툼을 보고 정합니다
지급명령은 빠르고 비용이 적습니다.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취하·각하로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그런데 상대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하면 그 범위에서 효력을 잃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 통상의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지급명령은 하자나 기성고를 따져 정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그래서 건축주가 하자·미시공·추가공사를 구체적으로 다툴 것이 뻔한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소를 내고 계약서·기성고 자료·공사일지·세금계산서·사진·정산서를 한 번에 내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반대로 3년이 임박했거나 집행권원을 빨리 확보해 재산을 묶는 것이 급하다면 지급명령이 나을 수 있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계약서를 펴서 지급기일이 언제였는지 보고 3년이 얼마나 남았는지 셉니다. 그 위에 지금 현장을 실제로 붙잡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점유가 살아 있으면 유치권으로 협상할 수 있고, 이미 넘겼다면 그 방법은 닫힙니다. 하도급이라면 원청의 상태를 보고 발주자에게 직접지급을 요청할지 정하되, 도달이 남는 방식으로 보냅니다. 그 다음에 상대 재산을 가압류로 묶고, 하자 다툼의 크기를 보고 지급명령과 소송 중에서 고릅니다. 넷 중 무엇이 되는지는 오늘 현장을 누가 쓰고 있느냐와 계약서에 적힌 날짜가 정합니다.
이 유형은 조정현 변호사가 담당합니다. 계약서와 기성고 자료, 그리고 지금 현장을 누가 쓰고 있는지를 채팅으로 알려 주시면, 네 가지 중 무엇이 서고 무엇이 이미 닫혔는지부터 가려 드립니다. 직통은 010-8572-3653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