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로 운영되는 등산동호회 회원이 다른 회원과 암벽 등반 훈련을 하러 갔다가 등반대장의 권유로 더 어려운 코스인 고래등 암장으로 옮겼습니다. 등반대장이 빌레이어(확보자, 로프를 잡고 추락에 대비하는 사람)로서 아래에서 로프를 잡고 있던 상태에서, 회원 본인이 암벽 하강을 하던 중 약 7m 높이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제1요추 압박골절·좌측 견갑골 골절 등 영구장해를 입었습니다. 동호회 가입 당시 “등반 중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스스로 책임지고, 함께 등반한 사람에게는 민·형사상 어떠한 책임도 없다”는 동의서에 서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암벽 등반 손해배상은 “동의서를 받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통하는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입니다.
이 글은 수원지방법원 2022가단553154(선고 2025. 6. 12.) 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동호회의 ‘민·형사상 책임 없음’ 동의서가 등반대장의 과실 책임까지 면제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빌레이어가 안전 절차에서 한 가지를 빠뜨리면 곧바로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두 축입니다.
암벽 등반 손해배상, 빌레이어 70% 책임이 인정된 주의의무 5가지
💡 한 줄 답법원은 등반대장 겸 빌레이어가 이중 로프 설치·퀵드로우 설치·매듭 위치·추가 빌레이어 미배치·‘앞자 빼라’ 지시 등 5가지 안전 절차에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추락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고 봤습니다.
암벽 등반 손해배상은 결국 빌레이어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로 귀결됩니다. 실내·실외 암벽 등반에서 등반자는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빌레이어에게 사실상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빌레이어가 안전 절차 한 가지만 빠뜨려도 곧바로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빌레이어의 주의의무는 매우 엄격하게 평가됩니다.
판결문이 인정한 피고의 과실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① 이중 로프 설치 지시 — 이미 다른 팀의 로프가 걸려 있는 암벽에 이중으로 로프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② 퀵드로우(등반자가 볼트와 로프를 손쉽게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비) 설치 지시 — 이중 로프 때문에 하강 지점의 볼트에 로프를 통과시키지 못하자 위 볼트에 개폐가 가능한 퀵드로우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③ 매듭을 로프 중간 부분에 지어 안전벨트 연결 — 동행자가 미리 걸어둔 로프를 그대로 둔 채 로프 끝이 아닌 중간 부분에 매듭을 지어 원고 안전벨트에 연결하도록 했습니다. ④ 추가 빌레이어 미배치 — 피고 외에 출발지점에서도 추가 빌레이어가 필요했다면 동행자에게 알려 그 역할을 수행하게 했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았습니다. ⑤ 안전 미확보 상태에서 ‘앞자 빼라’ 지시 — 원고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앞자를 빼라”고 지시함으로써 원고가 암장 바닥으로 추락하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민·형사 책임 없음” 동의서가 면책되지 않은 이유
💡 핵심부터법원은 동의서가 등반대장 등의 과실 책임까지 모두 면제하는 내용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고, 사고 당일 등반이 동호회의 정식 교육·등반이 아니었던 점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산악회의 ‘카페지기, 등반대장을 포함하여 함께 등반한 모든 사람에게는 민·형사상 어떠한 책임도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근거로, 사고에 관해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가지 이유로 동의서의 면책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위 동의서가 등반대장 등의 과실에 따른 모든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사고 당일의 등반은 동호회의 정식적인 교육·등반도 아니어서, 동의서의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동의서의 기재만으로 피고의 책임·과실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동호회·소모임 가입 시 ‘민·형사 책임 없음’ 동의서를 받았으니 안전 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동의서의 면책 조항은 ‘과실 책임까지 모두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정식 교육·정규 활동 외 자유 등반에는 적용 범위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고 이후에는 동의서 사본·당일 활동 카페 글·참여 경위 자료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게 안전합니다.
책임 제한 70%의 의미, 30%는 왜 본인 부담인가
💡 정리하면법원은 암벽 등반의 본래 위험·자율적 동호회 활동·무상 지도라는 세 가지 사정을 들어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30%는 원고가 부담합니다.
암벽 등반 손해배상에서 법원이 피고의 책임을 100%가 아닌 70%로 제한한 근거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① 암벽 등반은 그 특성상 추락의 위험성이 항시 존재하고, 원고도 그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감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자율적으로 등반을 즐기기 위해 결성된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한 것을 계기로 피고와 등반을 하게 된 점. ③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등반대장으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원고에게 대가를 받지 않고, 암벽 등반에 대해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책임 제한 30%는 ‘본인이 위험을 알면서 감수한 부분’과 ‘무상 활동’이라는 사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의 결과입니다. 손해배상은 원고가 청구한 일실수입 1억 4,135만 원·기왕치료비 1,109만 원·위자료 5,000만 원 합계 2억 246만 원에서 시작했지만, 법원은 노동능력상실률 32% 영구장해를 기준으로 산정한 일실수입과 치료비를 책임 70%로 제한하고 위자료 2,400만 원을 더해 총 1억 3,190만 원을 인용했습니다.
- 일실수입 1억 4,136만 원 (노동능력상실률 기준 산정)
- 기왕치료비 1,109만 원
- 위자료 5,000만 원
- 합계 2억 246만 원
- 재산상 손해(소극+적극) 1억 5,415만 원 × 70% = 1억 791만 원
- 위자료 2,400만 원
- 합계 1억 3,190만 원 (청구액의 약 65%)
- 사고일(2021. 3. 13.)부터 판결 선고일(2025. 6. 12.)까지 연 5% / 그 다음 날부터 연 12%
같은 처지에서 챙겨야 할 자료와 다음 행동
동호회·소모임 활동 중 사고를 당한 피해자 또는 빌레이어 등 안전 책임자 위치에 있던 분이 변호사 상담 전에 미리 챙겨두면 좋은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119 신고 시각·구급기록 — 사고 시각·발생 장소·초기 상해 상태의 객관 자료
- ✓현장 사진·CCTV·목격자 진술서 — 사고 경위와 안전 절차 확인의 핵심 자료
- ✓동호회 카페 게시글·공지·당일 모임 글 — 사고 당일 등반이 정식 교육인지 자유 등반인지 판단 자료
- ✓동호회 가입 동의서·약관 사본 — 면책 조항의 문구와 범위 확인
- ✓병원 진단서·치료기록부·신체감정 자료 — 노동능력상실률·영구장해 평가의 직접 근거
- ✓치료비·간병비 영수증 — 적극적 손해(기왕치료비) 산정 자료
- ✓소득 자료(급여명세서·소득세 자료) — 일실수입 산정에 직접 사용
이 자료를 다 갖춰 오셔야 하는 건 아닙니다. 무엇이 이 사건에 필요한지, 무엇부터 모아야 하는지는 사건을 맡기시면 변호사와 함께 짚어가며 정리합니다. 지금은 ‘이런 자료가 쓰인다’는 큰 그림만 잡으셔도 됩니다.
조정현 변호사는 암벽 등반 손해배상을 포함한 민사 분쟁을 다양하게 다뤄온 변호사입니다. 동호회·소모임 사고는 면책 동의서 문구·정식 활동 여부·과실 비율·노동능력상실률까지 한 묶음으로 점검해야 청구 구조가 안정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아래 직통번호로 전화 주세요. 친절하게 상담드리겠습니다.
☎ 010-8572-3653 (조정현 변호사 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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