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이혼하자고 했으니 위자료는 한 푼도 못 받는다.” 맞벌이로 일하며 아이까지 거의 혼자 키워 온 분들이 이렇게 지레 단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쌍방 책임 이혼 위자료는 한쪽의 잘못이 또렷하지 않으면 기각될 수 있을 뿐, 위자료가 기각된다고 해서 이혼 자체나 재산분할, 아이 양육까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셋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따로 판단됩니다.
| 상황 | 육아휴직 후 복직해 일과 육아를 병행하던 아내가 이혼을 먼저 제안 |
| 갈등 | 남편이 근거 없이 외도를 의심하며 집요하게 추궁, 아내는 대화를 끊고 사실상 별거 |
| 쟁점 | 먼저 이혼을 꺼낸 아내가 위자료·재산분할·양육을 받을 수 있는지 |
| 위자료 | 파탄 책임이 양쪽에 대등하다고 보아 기각 |
| 재산분할·양육 | 재산분할 아내 60%, 친권·양육자도 아내로 지정, 양육비·면접교섭 함께 결정 |
이 사건은 많은 분이 오해하는 지점을 정확히 보여 줍니다. “내가 먼저 이혼하자고 했으니 아무것도 못 받는다”거나 “위자료가 안 되면 재산분할도 안 된다”는 생각과 달리, 이혼·위자료·재산분할·양육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분명한 잘못이 없어도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깨졌으면 인정(민법 제840조 제6호). 먼저 꺼낸 쪽이라도 가능합니다.
파탄 책임이 더 큰 쪽이 배상. 책임이 양쪽에 비슷하면 한쪽의 청구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잘못과 무관하게 기여한 만큼 분할. 그동안 실제로 아이를 돌본 쪽이 양육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명백한 잘못이 없어도 이혼이 되나요
분명한 잘못이 없어도 이혼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이 정한 이혼 사유 가운데에는 외도나 폭력처럼 분명한 잘못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도 있습니다(민법 제840조 제6호). 오랜 대화 단절과 별거에 가까운 생활처럼, 부부 관계가 실질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한쪽의 결정적인 잘못이 없어도 이혼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예외적인 사정이 있을 때 받아들여집니다. 이 사건에서도 두 사람이 오래 대화를 끊은 채 지내 온 점이 이혼 인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쌍방 책임 이혼 위자료, 그런데 왜 기각됐나요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쪽이 상대에게 주는 배상입니다. 그래서 한쪽의 잘못이 두드러져야 인정되고, 책임이 양쪽에 비슷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준비되지 않은 상대에게 갑자기 이혼을 꺼내고 대화를 끊은 쪽과, 근거 없이 외도를 의심하며 집요하게 몰아세운 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그 정도가 대등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잘못을 전제로 한 쌍방 책임 이혼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위자료를 못 받아도 재산분할은 별개입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위자료는 누구의 잘못이 큰가를 따지지만,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에 함께 모은 재산을 누가 얼마나 기여해 만들고 지켰는가를 봅니다. 그래서 위자료가 기각돼도 재산분할은 따로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아내가 소득 활동과 육아를 함께 감당했고 어느 시점부터는 생활비와 양육비를 혼자 부담한 점을 기여로 보아, 재산을 아내 60% 대 남편 40%로 나눴습니다. 먼저 이혼을 꺼낸 쪽이라도 기여가 인정되면 절반을 넘는 몫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는 누가 키우고 양육비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친권자와 양육자는 그동안 누가 주로 아이를 돌봤는지, 아이와의 유대, 양육 환경을 종합해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실제로 아이를 돌봐 온 아내가 친권자이자 양육자로 지정됐습니다. 양육비는 부모의 소득과 재산, 아이의 나이, 양육비 산정 기준표를 참고해 정해지고, 아이를 키우지 않는 쪽에게는 정기적인 면접교섭 일정이 함께 정해집니다. 쌍방 책임 이혼 위자료가 기각되는 상황이라도, 양육의 큰 틀은 이렇게 한 번에 결정되므로 어떤 양육 환경을 보여 줄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통상 자녀의 복리를 중심으로 그동안의 실제 양육 실태와 아이와의 유대를 종합해 보므로, 평소의 양육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 위자료: 혼인 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쪽이 상대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하는 돈. 책임이 양쪽에 비슷하면 기각될 수 있습니다.
- 재산분할: 혼인 기간에 함께 모은 재산을 기여한 정도에 따라 나누는 것. 잘못 여부와 무관합니다.
- 기여도: 재산 형성·유지에 기여한 정도. 소득 활동뿐 아니라 가사·육아, 생활비 부담도 기여로 평가됩니다.
- 친권 / 양육자: 친권은 자녀의 신분·재산에 관한 권리·의무, 양육자는 실제로 아이를 데리고 키우는 사람. 한쪽으로 함께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면접교섭: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권리. 양육자 지정과 함께 일정이 정해집니다.
- 혼인 파탄(파탄주의):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진 상태. 분명한 유책 사유가 없어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이혼을 꺼냈다는 사실이 위자료·재산분할·양육을 한꺼번에 막지는 않습니다. 위자료는 파탄 책임을, 재산분할은 혼인 중의 기여도를, 양육은 자녀의 복리를 각각 다른 기준으로 따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위자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재산분할과 양육에서 받을 몫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준비 정도에 따라 주장하고 입증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관련 글: 위자료·양육비 산정 기준은 배우자 가출 이혼의 위자료·양육비 사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